‘장염’ 진단 받았는데 식중독이라면? 병원 진단의 사각지대

복통, 설사, 구토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대부분 ‘장염’으로 진단받지만, 실제로는 세균성 또는 바이러스성 식중독일 수 있습니다. 간단한 문진과 대증치료에 의존할 경우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염과 식중독의 혼동 사례, 진단상의 사각지대, 그리고 환자와 의료진이 유의해야 할 점들을 정리합니다.

복통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해 상담 중인 30대 한국인 여성의 모습

1. 장염과 식중독의 경계가 모호한 이유

‘장염’은 장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통칭하는 용어로,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음식 알레르기, 약물 반응 등 원인이 다양합니다. 반면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유입된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입니다. 문제는 증상이 매우 유사하다는 데 있습니다. 복통, 구토, 설사, 열, 오한 등은 장염과 식중독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병원 진료 시 문진만으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내과 진료에서는 환자의 증상을 기준으로 ‘급성 장염’으로 진단 후 항생제나 수액 치료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식중독의 감염원 추적이나 보건당국 신고가 누락되면 집단감염이나 추가 전파의 위험성이 남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식중독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합니다.

2. 병원 진단에서 식중독이 누락되는 과정

진료 현장에서는 시간과 자원의 제약으로 인해 대다수 환자에게 정밀 검사를 시행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외래 환자의 경우, 의사는 문진과 짧은 면담을 통해 ‘장염’으로 판단하고 증상 위주의 치료를 제공합니다. 이 과정에서 “최근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같은 증상을 겪는 가족이나 동료가 있는지” 등을 적극적으로 묻지 않으면 감염 경로를 놓칠 수 있습니다. 또한, 환자 본인도 장염과 식중독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자세한 식사 이력이나 외부 음식 섭취 내용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단순 장염으로 간주되기 쉽습니다. 이로 인해, 실제로는 식중독임에도 불구하고 병원 기록에는 ‘급성 장염’으로 남게 되며, 이는 보건당국의 통계나 역학조사에도 잡히지 않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감염병 신고 체계가 작동하지 않으며, 사회적 대응도 지연됩니다.

3. 환자가 꼭 챙겨야 할 정보와 행동

식중독인지 장염인지 명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환자 본인이 의료진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중요합니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 24~72시간 동안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외식 여부, 동반자 중 동일 증상을 겪는 사람이 있는지 등을 메모해 진료 시 전달해야 합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상한 음식, 조리되지 않은 해산물, 덜 익힌 육류, 생과일주스 등 섭취 이력을 상세히 전달하는 것이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입니다. 또한, 집단 생활을 하는 학생, 군인, 회사원 등은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본인의 상태를 빠르게 공유하고, 필요 시 보건소에 신고하거나 검사를 의뢰해야 합니다. 의료진도 단순한 증상 치료에서 나아가, 역학조사 가능성이 있는 환자일 경우 식중독 신고 기준에 따라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렇게 환자와 의사가 함께 감염병 인식을 공유할 때, 정확한 진단과 사회적 보호가 가능해집니다.

정확한 진단은 개인의 회복은 물론, 가족과 사회를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장염 증상이 있다면 식중독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정보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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